관심사/book

인더풀

함박웃음꽃22 2006. 8. 23. 14:01

문제가 있어 정신과의사 이라부에게 찾아온 환자들의 이야기를 묶어놓은 책이다.

과대망상증, 뭐든지 참기만 하다 음경강직증이란 병에 걸린 남자, 마음의 병으로 복통을 호소하던 남자가 수영중독까지 갔었던, 휴대폰 중독(프렌즈), 이러지도 저러지도 확인행위의 습관화라는 병을 가지게 된 남자,

우스꽝스러운 내용들로 이루어져있지만, 그래서 재미있고, 쉽게 읽혀지지만

과연 가볍게 읽고 넘어갈만한 책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라부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인간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만나러 온 환자들도 그가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무슨 의사가 저래? 의사 맞아? 저 나이에 어린애같은 행동을 하고 있군.' 한심하다는 생각마저 한다.

(옮긴이의 말)아직도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한 중년 남자, 흐물흐물한 뱃살에다 추한 용모 때문에 연애도 못해 보았을 독신이란 설정은, 그가 신의 부름을 받아 결혼도 못하고 저편과 일상을 매개하는 옛날의 샤면과 같은 사람임을 나타내기 위한 장치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어떤 심리적 편향을 가지고 있따. 그리고 다만 그것이 좀 심하면 특별한 몸의 현상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아마도 신경증적 질환이며 심신증일 것이다. 그 심리적 편향은 개인적 삶의 궤적이 그려낸 흔적이다. 생명으로 태어나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온 세월이 마음에 뭔가를 남겨 그것이 몸을 흔들어 놓는 것이다.따라서 그것은 일종의 역사이다. 그 역사가 인간의 옅은 무의식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일상의 의식은 그 무의식이 일상에 미치는 작위를 모른다. 이라부는 그것을 환자 스스로 알게 만들어 준다. 그걸 알려주기 위해서 이라부는 당연히 자신이 먼저 그것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하'이며, 슬릿사이로 허벅지를 드러내고 가슴을 은근히 엿보게 만드는 마유미라는 육체파 '천사'의 장치이다. 그 '천사'의 허벅지 깊은 곳에 'watch it'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는 것도 그런 의미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라부는 그 지하의 위치에서 행동한다.  지상에서 처음 내려온 사람이 그의 행동에 위화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그것을 제거해 주기 위해 이라부는 지하세계의 주사를 놓게 하는 것이다. 지하세계에 조금 익숙해진다. 비일상성,

지하에 조금 익숙해진 환자에게 이라부는 여과되지 않은 언어로 뒤틀린 환자의 상황을 정곡으로 찔러 버린다. 또 환자의 의식이 일관되게 거부해 온 행동을 하게 만든다. 일상에서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되어지는 그런 정상적이지 못한 비이상적인 행동들...

끝을 맺으면서 옮긴이는 이라부를 만나러 가야겠다는 말을 한다.

단, 이런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덧붙여 말하였다.

자신의 뒤틀린 심리와 이상 증후를 느낄 감수성만은 가질 것. 또, 아! 내가 좀 이상하다고 외친 다음, 자신의 발로 그 지하공간의 이라부에게로 걸어갈 것. (느낄 것, 걸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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