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앵무새 죽이기
앵 . 무 . 새 . 죽 . 이 . 기 .. 신문의 책 소개하는 면에서 얼핏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언제 봤더라. 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깐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책인 것 같기도 했다.
만약 한번도 이 책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면 왜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이렇게 나는 참 이상하게 아주 묘한 감정으로 그 책을 들었고 첫 페이지를 펼쳐 보았다.
책을 사기 위해 서점을 들른 한 회사원이 고른 책. 그 사람은 왜 저런 책을 사는 것일까? 책과 책을 고르는 사람과의 만남도 운명이란 다리가 놓여져 있을 거라는 엉뚱한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 그 많은 책 중에서 저 사람은 하필 저 책을 이 사람은 하필 이 책을 고르는 이유가 뭘까? 이 책은 꼭 읽어야 할 것 같고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고 그런 느낌이 들어서가 아닐까?
앵무새 죽이기가 나한테 꼭 그러했다.
왼쪽 팔이 없다고... 왜? 분명 이 책은 젬이라는 아이의 왼쪽 팔이 없어진 이유를 풀어놓았을 것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스카웃(젬의 동생)과 젬이 오빠의 팔이 왜 다치게 되었는지를 놓고서 말다툼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하고 있었으니깐...
하지만 처음에 그 책을 보고서 바로 살 수는 없었다.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살 수 있겠지...하고 그러다 다른 날 서점에 가는 동생을 시켜 결국 그 책을 사게 되었다. 아직도 잊지 않았다니 나로서도 놀라웠다.
시험 기간이었다. 너무 읽고 싶었지만 아무리 내가 못난 아이라도 시험이 걸렸다.
그래서 참기로 했다. 시험 잘 봐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이 책을 보기로...
시험을 잘 본건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큰 기대를 갖고서 책을 읽었다. 책이 좀 두꺼웠지만 이 책만은 그래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약간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뭔가 찡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내 가슴속에서 계속 되새겨졌다.
스카웃은 여자 아이지만 소설 속에 나오는 주인공이 대부분 그렇듯 씩씩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스카웃의 고모는 그런 스카웃을 칠칠맞다고 여성다워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런 스카웃의 모습이 더 보기 좋다. 모험심이 강한... 스카웃의 오빠는 한 마디로 밥맛이 없어 보인다고 할 수도 있지만 똑똑하고 심성이 바른... 왠지 삐쩍 말라서(왠지 비쩍 말랐을 것 같다.) 보기 안쓰러울 것 같은 아이이다.
그들의 이웃집에는 부 래들리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이 부 래들리만이 있다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부 래들리를 뺀 나머지가 그들의 이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부 래들리는 이야기 처음에서 그리고 끝에서도 우리네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면서 동정심을 갖게끔 한다. 상대방이 그에 대해서 동정하는 것은 그가 불행하다는 뜻일 수 있다.
부 래들리는 그 자신이 느끼기에 바보가 아닐까라고 자신이 과거의 실수로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건지 바깥에 이웃들 아무도 모르고 있었지만 비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사람들은 왜 부 래들리만은 외면해 왔을까? 그가 사람들을 먼저 피하고 다가서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인해 사람들은 집안에 쳐 박혀 있는 그를 안 좋게 볼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다 아무 신경도 안 쓸 수 있었을까? 아무도 그를 배려하려 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의 집 현관 앞에 가 문을 두드린 적도 없었다. 이 케이크 좀 먹어보라고 불러 낸 적도 없었다. 아무도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다.
부 래들리는 그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외면당해왔고 지금도 외면당하고 있다.
젬과 스카웃도 부래들리네 집이 무서웠다.
무서웠기 때문에 항상 그 집 앞을 꼭 지나야만 하는 경우에는 눈 딱 감고서 생각 할 겨를 없이 냅다 달렸다. 한 이웃이 우리.. 그의 또 다른 이웃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는 것은 무얼 말해 주는 것일까? 나쁘게만 그 집을 보아왔다. 그 집 안에서는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거라고 사람들은 말하곤 했다. 젬과 스카웃은 그런 어른들 때문에 부 래들리네 집에 대해 편견을 갖게 되었다. 어린이들은 뭐든지 다 믿는 성질이 나쁘게 발동한 것이다. 그 집에 들어가면 죽게 된다는 뭐 그런 식에..하지만 또 그들은 어린이기 때문에 호기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내기를 하여 부 래들리네 집 현관까지 갔다 오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그가 외로울 것이라고 하루 종일 집 안에만 있는 것이 답답할 것이라고
밖으로 나오시라고 편지를 써서 창틀에 무서움을 참아가며 끼우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아이들이 그렇게 점점 부 래들리에 대한 나쁜 편견을 조금씩 줄여가는 동안 또 다른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카웃과 젬의 아빠인 애티거스는 변호사였다.
그는 흑인 남자인 톰 로빈슨의 변호를 맞게 되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그런 그를 흑인을 변호한다니 말도 안 된다고 나쁘게 내려 보기 시작했다. 이 일로 스카웃도 학교에서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아빠가 절대 싸워서는 안 된다고 참아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손이 머리까지 올라가기도 했지만 다시 내려놓곤 했다.
이 재판은 그 당시 미국의 흑인과 백인간의 있었을 어마 어마한 인종차별에 관한 내용이다.
톰 로빈슨은 분명 누명을 쓴 것이다. 이반 집안의 소녀를 강간했다는 죄로 비록 법원에 섰지만 그건 거짓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나는 열심히 배심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애쓰는 애티거스 변호사가 안쓰러웠다.
그 재판소에서 듣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의 말을 잘 알아들었으리라고 좋은 판결이 나올 거라고 이젠 다행이라고 안심했었는데...
정말 가슴 아팠다.
톰 로빈슨, 그의 죽음은 단지 흑인이었기 때문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흑인이었기 때문에 단지... 백인이었다면 다른 결과가 예상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절대적으로 사형 선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백인이기 때문에..우리 조상들은 옛날에 신분 차별에 의해 고통 받아 왔고 지금은 나아졌다. 그들의 외침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들이 누리는 편안함 또한 없었을 것이다.
스카웃이 마지막에 이 일로 자신이 많은 것을 안 것 같다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을 것 같다고 말함을 통해 스카웃은 정신적으로 성장하였고 이런 과정을 통해 앞으로 미래의 모습이 밝을 스카웃의 모습을 생각하면 기분이 뿌듯해져 온다. 이웃사랑 인종차별...
이 책은 젬과 스카웃이란 힘 없은 어린 아이들에게 이런 어렵고 무거운 과제를 주면서 해결하게끔 하고 있다. 이들이 어떻게 직접적으로 대응하지는 못하지만 작은 일부터 실천 하는 것 말이다. 젬과 스카웃은 사랑을 배웠고 해결책 역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읽은 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나는 앵무새 죽이기에서 빠져 나오질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이 의미하는 바는 앵무새는 우리 인간에게 아무 해도 입히지 않지만 인간은 앵무새를 죽인다. 즉 이 책에서 앵무새는 톰 로빈슨이라 할 수 있다.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죽였다. 뭘 의미하는지 잘 생각해 보아라.